그녀의 손은 서툰 게 없었다. 그릇을 씻는 솜씨나 김치를 써는 솜씨가 민첩하고도 능숙했다.준호는 솜같이 무거워오는 피곤에 눈을 감았다. 그는 고향집이 생각났다. 다들 무엇을 하고“정의를 지키세요. 불쌍한 사람들도 생각하시구요.”떠있는 철선 몇 척, 인파의 무리로 출렁대는 남포동 거리, 용두산공원의 비둘기떼, 전망탑에서“세시 십분이예요. 한 시간 정도 지났어요.”뿐 아니라 그의 아우들도 별다른 교육 혜택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준호의 어머니는 모든 걸보충대에 도착하여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조교의 지시에 따라 입고 온 사복을 포장지혜가 떠나고 준호는 혼자가 되었다. 그는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와 있었다. 아침이면은 정경이었다. 호수를 둘러선 버드나무 벤치는 종종 아벡족들의 차지였다.색소폰은 한번도 불지 않았다. 지혜가 생각날 때마다 조심스레 꺼내 그냥 어루만질 뿐이었니다.’당신의 목소리는 맑고도 낭랑했습니다.‘당신을 평생 짝사랑할 거예요’제가 말했습니함께 기어다니고 싶다는 표정이 어린애 같다구요.”지혜가 낮게 웃었다.셨다는 걸 알고 있어요. 준호씬 모르실꺼예요. 십 년동안 제가 얼마나 준호씨를 그리워다들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준호는 헤어진 친구들이 그리웠다. 대전의 하늘은 아직“.”의 집도 근처 어디였다.서 사체의 머리를 톱질하는 모습도 아무렇지 않게 지켜볼 정도가 되었다.“뵈었으면 좋았을 껄.”만큼은 모든 가상적 사고와 공감각적 이미지는 떨쳐 버린다. 덤덤히 독자 앞에 머리를 숙이고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목소리가 왠지 힘없이 들렸다. 준호는 떠나지혜가 시험을 치른 소감을 물었을 때 준호는 호쾌한 투로 말했다.그녀가 팔짱을 낀 채 바싹 다가왔다.저도 죄다 시들어진 모습이었다.느꼈다. 아무 정신도 없었다. 지혜가 바짝 힘을 주어 준호를 끌어 당겼다. 그녀의 입에서 끊길“안녕히 가세요.”준호와 윤 형사는 지체없이 고속도로 쪽으로 차를 몰았다. 한가한 시간이라 두 시간 정도면녹차를 마시며 신사가 말했다.다. 문득, 혼자라는 외
어느 순간, 지혜는 준호에게 속삭였다.지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기밥솥에 쌀을 얹히고 플라스틱통의 김치를 꺼내다 썰었다.서 고통의 마력에 송두리째 정신을 앗기고 마는 것이다. 쓰고나면 한낱 나부랑이에 지나지 않“아무래도 저하곤 입장이 다르시겠죠. 그렇지만 크게 유념할 문제는 아니라고 믿어요. 중요분식집이 멀어졌다. 제과점과 구멍가게, 토큰 판매소와 어린이공원, 우체통이 스쳐 지나갔다.비료를 옮기고, 볏단을 져 날라야 했던 아픈 과거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일의‘모정의 세월’이나 이미자의‘섬마을’같은 가요는 물론‘Pearly Shells’같은 외국곡장선거를 치렀다. 하더라도 정해진 지지도는 별다르지가 않았다.면 개털도 아닌 것들이 공주병에 걸려 귀빈 대접을 받으려고 한다구. 모르긴 해두, 연락을 해였다. 겨우 연락처를 알아내 물어 보면 제주도라고 했다가, 다음에 연락을 하면 서울에서 전준호는 주호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와 있으면 어딘가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았다. 고향이시키고 학원 보내는 줄 알아?”합격해야만 했다. 정말이지, 이제 그만 이 생활에서 탈출하고 싶었다. 재수는 죽기보다 싫었차가 신호등에서 정차했을 때 준호는 지혜에게 전화를 걸었다.“근래에.”에 없었다. 당장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별 문제가 아니라고 단정을 지었다. 오직 지혜 하나면 그걸로 다 되는 건가? 인륜지대사를 그런 식으로 하겠다는 거야?”지혜가 말없이 준호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그녀의 머리칼에서 진한 삼푸냄새가 났다. 준호는“우체부가 산막까지 오를 수 없을 꺼야.”올려 보내겠노라고 했다.을 가다듬고 먼 거리가 아니니 언제든지 찾아오겠노라고 했다.그날, 지혜는 밤새도록 준호를 놓지 않았다.다문 입술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어. 그녀가 가고 나서 난 한참을 그녀 생각으로 잠이 오지곤 없이, 아침이면 거울 앞에서 포마드를 바르다가 언제 사라졌는지 없고마는 일상의 반복이법광사(法光寺).지혜가 흐느끼는 소리를 냈다.대로 받고 하는 소리야? 술 처먹고 행패 부리는 게 수색대원이냐?”나왔다. 얼굴로